전세 재계약 보증금 인상, 반전세 전환과 전세대출 비용 비교 — 8천만원 올려달라면 월세가 나을까?

목차
전세 만기를 두세 달 앞두고 집주인에게서 "시세가 올랐으니 보증금을 8천만 원 더 받아야겠다"는 연락을 받는 세입자가 늘고 있습니다. 올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10월 첫째 주까지 8.35% 올라 매매가격 상승률(8.31%)을 넘어섰고, 성북·노원 같은 동북권은 누적 상승률이 10%를 웃돕니다(한국부동산원 주간 동향).
돈을 더 빌려 전세를 지킬지, 오른 만큼을 월세로 돌릴지, 아예 다른 집을 찾을지 정해야 하는데, 세 가지 선택의 실제 비용을 같은 기준으로 놓고 비교한 자료는 찾기 어렵습니다. 이 글에서는 보증금 5억 원 전세에 8천만 원 인상을 요구받은 경우를 놓고 이자·월세·세금 혜택까지 넣어 직접 계산해 봤습니다.
💡 핵심 요약
- 계약갱신청구권을 아직 안 썼다면 인상 폭은 5%(5억 → 5억 2,500만 원)가 상한
- 법정 전월세전환율 상한: 기준금리 3.00% + 2%p = 연 5.0% (기존 집주인과 계약을 이어갈 때)
- 손익분기점: 세금 혜택까지 넣으면 전세대출 금리가 연 4.4~4.6%를 넘을 때 반전세 쪽이 싸짐
- 시장 상황: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1년 새 16.6% 감소, 월세 비중은 52.3%로 절반을 넘음
- 1주택자 주의: 수도권·규제지역 전세대출 이자는 DSR에 반영돼 증액 대출 자체가 막힐 수 있음
1. 집주인이 보증금을 얼마까지 올릴 수 있나요?
계약갱신청구권을 쓰면 기존 보증금의 5%까지만 올릴 수 있습니다. 5억 원 전세라면 최대 2,500만 원입니다. 다만 갱신청구권은 한 번만 쓸 수 있고, 이미 써서 4년을 채웠다면 이번 재계약은 시세대로 새로 협상해야 합니다.
갱신청구는 계약 만료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 집주인에게 알려야 효력이 생깁니다. 문자나 내용증명처럼 기록이 남는 방식으로 보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집주인이 본인이나 직계가족이 실제로 들어와 살겠다는 이유로 거절할 수는 있지만, 그 말과 달리 2년 안에 다른 사람에게 세를 주면 세입자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 상황 | 인상 상한 | 5억 원 전세 기준 |
|---|---|---|
| 갱신청구권 미사용 (첫 2년 만기) | 5% | 최대 5억 2,500만 원 |
| 갱신청구권 이미 사용 (4년 만기) | 상한 없음 (합의) | 시세대로 협상 |
| 집주인 실거주로 갱신 거절 | 해당 없음 | 이사 준비 필요 |
2. 오른 보증금을 월세로 돌리면 한 달에 얼마인가요?
기존 집주인과 계약을 이어가며 보증금을 월세로 돌릴 때는 연 5.0%가 넘는 전환율을 적용할 수 없습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전환율 상한을 '연 10%'와 '한국은행 기준금리 + 연 2%p' 가운데 낮은 쪽으로 정해 두었고, 현재 기준금리가 연 3.00%라서 상한은 5.0%입니다. 8천만 원을 월세로 돌리면 한 달에 최대 33만 3천 원입니다.
실제 시장에서 쓰이는 전환율은 이보다 조금 낮습니다.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서울 아파트 전월세전환율은 7월 기준 4.7%로, 17개월째 같은 수준입니다. 4.7%로 계산하면 8천만 원은 월 31만 3천 원이 됩니다.
이 상한은 다른 집과 새로 맺는 계약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새 집을 구할 때는 집주인이 부르는 월세를 그대로 협상해야 하므로, 지금 사는 집에서 반전세로 돌리는 것이 법적 보호를 받는 유일한 경로입니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상한도 함께 오른다는 점도 기억해 두세요. 기준금리가 0.25%p 오르면 상한은 5.25%가 됩니다.
3. 전세대출로 버티기와 반전세, 어느 쪽이 더 싼가요?
세금 혜택까지 넣으면 두 방식의 차이는 연 10만 원 안팎으로 거의 같습니다. 승부를 가르는 것은 내가 받을 수 있는 전세대출 금리입니다. 아래는 보증금 5억 원 전세에서 집주인이 8천만 원 인상을 요구한 경우, 전세대출 금리를 연 4.5%로 가정해 계산한 결과입니다.
| 선택지 | 연 부담 | 월 환산 | 세제 혜택 반영 후 연 부담 | 2년 실부담 |
|---|---|---|---|---|
| A. 갱신청구권 사용 (2,500만 원만 대출) | 112만 5천 원 | 9만 4천 원 | 약 105만 원 | 약 210만 원 |
| B. 8천만 원 전세대출 증액 | 360만 원 | 30만 원 | 약 336만 원 | 약 672만 원 |
| C1. 반전세 (법정 상한 5.0%) | 400만 원 | 33만 3천 원 | 340만 원 (공제 15%) | 680만 원 |
| C2. 반전세 (시장 전환율 4.7%) | 376만 원 | 31만 3천 원 | 약 320만 원 (공제 15%) | 약 639만 원 |
| D. 같은 5억 원으로 이사 | 중개보수 150만 원 + 이사비 | - | 1회성 300만~400만 원 | 매물 확보가 관건 |
계산 근거는 이렇습니다. B는 전세대출 이자의 40%를 소득공제받는다고 보고 한계세율 16.5%(지방소득세 포함)를 적용했습니다(이자 360만 원 × 40% × 16.5% ≈ 24만 원 절감). C는 월세 세액공제율 15%(총급여 5,500만 원 초과 8,000만 원 이하)를 적용했고, 총급여 5,500만 원 이하라면 공제율이 17%라 C1의 연 부담이 332만 원으로 B보다 낮아집니다. D의 중개보수는 임대차 보증금 1억 원 이상 6억 원 미만 구간의 상한 요율 0.3%로 계산했습니다.
이 조건을 손익분기 금리로 바꿔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전세대출 금리가 아래 값보다 높으면 반전세가 유리하고, 낮으면 대출을 받아 전세를 유지하는 편이 유리합니다.
| 적용 전환율 | 월세 세액공제 15%일 때 | 월세 세액공제 17%일 때 |
|---|---|---|
| 법정 상한 5.0% | 전세대출 금리 연 4.55% | 전세대출 금리 연 4.44% |
| 시장 평균 4.7% | 전세대출 금리 연 4.28% | 전세대출 금리 연 4.18% |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8월 신규취급 기준 연 4.66%까지 올라 넉 달 연속 상승한 상황이라, 전세대출 금리도 연 4%대 중후반에서 형성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숫자만 보면 반전세가 약간 앞서거나 비슷한 셈입니다.

4. 숫자가 비슷하다면 무엇을 기준으로 골라야 하나요?
비용이 비슷하면 '돌려받지 못할 위험'과 '대출 승인 여부'로 고르는 것이 맞습니다. 반전세는 보증금을 5억 원으로 묶어 두므로, 나중에 집주인이 보증금을 못 돌려줄 때 잃을 수 있는 돈이 8천만 원 줄어듭니다. 전세대출 증액은 반대로 내 돈이 아닌 빚까지 집에 묶이는 구조입니다.
- 대출 승인이 어려운 경우: 집을 한 채 가진 1주택자가 수도권·규제지역에서 전세를 얻으면 전세대출 이자가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에 반영됩니다. 다른 대출이 있으면 증액분이 거절될 수 있으니 반전세가 사실상 유일한 선택이 됩니다.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추가 제한은 2027년 전세대출 규제 총정리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 집값 대비 보증금이 높은 경우: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전세보증보험은 보증금이 주택가격의 90% 이하일 때만 가입할 수 있습니다. 증액 후 이 선을 넘을 것 같다면 보증금을 더 올리기보다 월세로 돌리는 편이 안전합니다.
- 목돈이 생길 예정인 경우: 1~2년 안에 성과급이나 적금 만기가 있다면, 대출 이자는 중도상환으로 줄일 수 있지만 월세는 계약 기간 동안 그대로 나갑니다. 이 경우에는 대출 쪽이 유연합니다.
- 세액공제 요건을 못 맞추는 경우: 월세 세액공제는 무주택 세대주, 총급여 8,000만 원 이하, 전용 85㎡ 이하 또는 기준시가 4억 원 이하 주택, 전입신고 완료가 조건입니다. 하나라도 빠지면 표의 C 금액에서 세제 혜택을 빼고 다시 비교해야 합니다.
5. 이사를 가면 같은 돈으로 집을 구할 수 있나요?
서울 아파트라면 쉽지 않습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 집계로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10·15 부동산대책 발표일인 지난해 10월 15일 2만 4,369건에서 올해 10월 10일 2만 331건으로 16.6% 줄었습니다.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서 집을 산 사람에게 실거주 의무가 생겼고, 그만큼 전세로 나오는 물건이 줄었기 때문입니다.
월세로 넘어가는 흐름도 빨라졌습니다. 올해 1~8월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 가운데 월세(반전세 포함) 비중은 52.3%로, 지난해 같은 기간(44.0%)보다 8.3%p 높아졌습니다. 노원·도봉·강북에서도 국민평형 월세가 315만 원에 계약되는 등, 월 200만 원 이상 고액 월세 거래가 1년 새 약 2.7배로 늘었습니다.
이사를 고려한다면 지금 사는 집과 같은 평형·같은 생활권을 고집하기보다, 평형을 줄이거나 출퇴근 30분 범위의 경기 지역까지 넓혀 보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다만 경기 일부 지역도 풍선효과로 전셋값이 오르고 있으니, 이사비와 중개보수 300만~400만 원을 들인 뒤 2년 뒤 같은 고민을 반복하지 않을지 따져 봐야 합니다.
전세 재계약 전 체크리스트
- ☐ 계약 만료일 기준 6개월~2개월 전인지 확인하고, 갱신청구 의사를 문자·내용증명으로 보냈다
- ☐ 내가 계약갱신청구권을 이미 썼는지 기존 계약서로 확인했다
- ☐ 은행 두 곳 이상에서 증액분 전세대출 금리와 한도를 받아 봤다 (1주택자는 DSR 포함)
- ☐ 내 전세대출 금리를 위 손익분기 표와 비교했다
- ☐ 월세 세액공제 요건(무주택 세대주·총급여 8천만 원 이하·85㎡ 이하)을 충족하는지 확인했다
- ☐ 반전세로 돌릴 때 전환율이 연 5.0%를 넘지 않는지 계산했다
- ☐ 증액 후 보증금이 매매가의 몇 %인지, 전세보증보험 가입·증액이 가능한지 확인했다
- ☐ 재계약서에 확정일자를 다시 받았다 (증액분은 새 확정일자 기준으로 보호됨)
자주 묻는 질문
Q. 갱신청구권을 쓰면서 보증금 일부를 월세로 돌릴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다만 인상 상한 5%와 전환율 상한 5.0%가 함께 적용됩니다. 5억 원 전세라면 인상분 2,500만 원을 월세로 돌렸을 때 한 달 최대 10만 4천 원입니다. 집주인이 이보다 많은 월세를 요구하면 법정 상한을 근거로 다시 협상할 수 있습니다.
Q. 집주인과 합의해서 재계약하면 전환율 상한이 적용되지 않나요?
상한은 같은 집주인과 계약을 이어가며 보증금을 월세로 바꾸는 경우를 보호하기 위한 규정입니다. 합의 재계약에도 적용되는지는 사안에 따라 해석이 갈릴 수 있으므로, 분쟁이 생기면 대한법률구조공단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하는 것이 빠릅니다.
Q. 반전세로 바꾸면 전세대출은 어떻게 되나요?
보증금이 그대로이거나 줄어드는 경우 기존 대출은 연장 심사만 받으면 됩니다. 보증금이 줄면 대출 한도도 같이 줄어 일부를 갚아야 할 수 있으니, 재계약서를 쓰기 전에 대출 은행에 연장 조건을 먼저 확인하세요.
Q. 기준금리가 오르면 이미 정한 월세도 오르나요?
아닙니다. 전환율 상한은 전환하는 시점의 기준금리로 계산하고, 계약 기간 중에는 정한 월세가 유지됩니다. 반대로 금리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면 변동금리 전세대출의 이자는 계약 중에도 오를 수 있으므로, 이 점은 반전세 쪽에 유리한 요소입니다.
이 글은 주택임대차보호법(계약갱신요구권·전월세전환율 상한),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2026년 10월 첫째 주)과 전월세전환율 통계(2026년 7월), 아실 전세 매물 집계(2026년 10월 10일), 10·15 부동산대책 1년 관련 보도(2026년 10월 12일)를 바탕으로 2026년 10월 12일 기준으로 작성했습니다. 표의 금액은 전세대출 금리 연 4.5%, 한계세율 16.5%를 가정한 계산이며, 실제 금리와 공제액은 개인 조건에 따라 달라집니다.


